이동환 인터넷 기자 | date : 2012-01-25
말로만 단축시즌, 단축시즌 했는데 정말 짧긴 짧나봅니다. 팀 당 적게는 16경기, 많게는 19경기 치른 지금 벌써 시즌의 3분의 1 가까이 지났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각 팀들의 단점도 보이고 있는데요, 이번 주 라커룸에서는 시즌 초반 각 팀들이 느낄 아쉬운 부분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겠습니다.

# ‘빨리 돌아와!’ 부상 선수들의 복귀가 급한 팀들
모든 팀들에게 그렇듯 선수의 부상과 결장은 구단 관계자들을 속 타게 합니다. 게다가 부상을 입은 선수가 팀에 둘도 없는 주축 선수라면 그 속병의 정도는 더 심해지는데요, 올시즌은 직장폐쇄 이후에 열린 터라 주축 선수의 부상으로 시름하는 팀들이 유난히 많습니다.
뉴저지 네츠는 주전 센터 브룩 로페즈가 시즌이 시작되기도 전에 발 부상을 당해 올시즌 단 한 경기도 뛰지 못하고 있습니다. 데뷔 후 세 시즌동안 단 1경기도 결장한 적이 없는 탄탄한 몸을 자랑했던 로페즈라 그 충격은 더 컸는데요, 로페즈의 부상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뉴저지는 유타와의 트레이드로 메멧 오쿠어를 영입해 로페즈의 공백을 최소화하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매 경기 20점 이상 해줄 수 있는 센터의 공백을 메우기란 쉽지 않았고, 현재 5승 13패를 기록하는데 그치고 있습니다. 뉴저지는 현재 동부지구 10위를 기록하고 있는데, 7위 보스턴과의 승차가 단 세 경기 밖에 되지 않는 것을 보면 로페즈의 공백이 더 아쉽게 느껴질 수 밖에 없습니다. 만약 로페즈가 있었더라면 동부지구 7위의 주인공은 뉴저지였을지도 모를 일이죠. 로페즈는 2월 초에 복귀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샌안토니오의 경우 가드진의 핵심 선수인 마누 지노빌리가 부상을 당하는 바람에 시즌 운영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지노빌리는 지난 2일 미네소타 원정 경기 도중 손에 부상을 입어 이후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고 있는데요, 이에 그렉 포포비치 감독은 대니 그린, 게리 닐, 제임스 앤더슨을 고루 기용하고 있지만 지노빌리의 공백은 여전히 큽니다. 특히 샌안토니오는 원정 경기 승률이 25%(2승 6패)에 그치며 새크라멘토 킹스, LA 레이커스 다음으로 서부에서 원정 경기 성적이 좋지 않은 팀인데, 지노빌리가 있었더라면 이 같은 모습이 덜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지노빌리는 2월 중순까지 계속 결장할 예정입니다.
마이애미도 드웨인 웨이드의 부상이 아쉽습니다. 웨이드는 발목 부상으로 이달 중순까지 출전과 결장을 반복하다 홈경기가 많은 최근에는 코트에 나서지 않고 휴식을 취하고 있는데요, 마이애미는 르브론 제임스를 중심으로 일단은 팀을 꾸려가고 있지만 무시무시한 공격력과 강심장을 지닌 웨이드가 아무래도 그리울 수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마이애미는 서부 원정에서 당한 3연패 때문에 동부지구 6위까지 내려간 뒤 좀처럼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가고 있지 못하고 있는데, 조만간 있을 웨이드의 복귀가 상위권 도약의 중요한 카드가 될 전망입니다.
한편 멤피스는 주전 파워포워드 잭 랜돌프와 백업 파워포워드 대럴 아써가 동시에 부상을 당하면서 시즌 초부터 빅맨진 운영에 큰 위기를 맞이했습니다. 둘은 지난 시즌 마크 가솔(센터)과 함께 멤피스의 골밑을 이끌며 멤피스의 서부 준결승 진출에 혁혁한 공을 세웠는데요, 아써는 시즌 시작 전에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시즌 아웃됐고 랜돌프는 개막 네 경기 만에 무릎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습니다. 이에 멤피스는 단테 커닝햄과 모리스 스페이츠를 영입해 둘의 빈자리를 메우고 있지만 골밑 득점 빈곤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그 와중에도 다행히도 멤피스는 7연승을 달리며 서부지구 플레이오프 권에 이름을 올리기 시작했는데, 랜돌프의 복귀 가능 시점으로 알려진 2월 말까지 과연 어떤 성적을 거둘지 궁금해집니다.
이밖에도 애틀랜타는 알 호포드(4월 초까지 결장), 뉴올리언스는 에릭 고든(2월 초까지 결장)의 부상으로 깊은 고민에 빠져있습니다. 빡빡한 일정의 영향으로 시즌이 계속될수록 부상 선수가 나올 확률도 높아질 텐데 어떤 팀이 부상의 불운을 잘 이겨낼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

# ‘이 포지션만 어떻게 좀···’ 한 자리가 아쉬운 팀들
농구는 다섯 개의 포지션이 있는 스포츠입니다. 타 종목에 비해 포지션이 적어 부족한 포지션의 선수를 수급하기 쉽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반대로 포지션이 적은만큼 만약 선수의 능력이 부족한 포지션이 생기면 그 영향이 가장 큰 스포츠이기도 합니다.
LA 클리퍼스는 잘 알려져 있다시피 슈팅가드 포지션의 구멍이 큽니다. 비교적 넘쳐나는 포인트가드 자원(크리스 폴, 천시 빌럽스, 모리스 윌리엄스)을 활용해 일단은 빌럽스를 주전 슈팅가드로 기용하고는 있습니다만, 정상적인 팀 운영이 이루어지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특히 클리퍼스의 가드진은 모두 단신이라는 점에서 문제입니다. 빌럽스는 원래 포지션이 포인트가드인 선수고 폴과 모리스 윌리엄스는 190cm가 되지 않습니다. 빌럽스의 백업 슈팅가드로 나오는 랜디 포이 역시 단신 슈팅가드입니다. 상대 팀들은 이 점을 이용해 공격 시에는 클리퍼스를 상대로 가드들의 포스트 업을 지시하고, 수비 시에는 장신 가드 혹은 스몰포워드가 크리스 폴을 막는 전술을 사용합니다. 실제로 시즌 초 클리퍼스와 마이애미의 경기에서도 르브론 제임스가 폴을 막는 장면이 자주 나왔었죠. 게다가 지난 시즌부터 지나친 난사 본능(?)으로 인해 비판을 받고 있던 빌럽스는 슈팅가드 자리에서 뛰게 되면서 무리한 슛 시도를 더 많이 하고 있는지라 클리퍼스는 하루 빨리 슈팅가드 자리를 채워야 하는 상황입니다.
LA 레이커스와 뉴욕 닉스는 포인트가드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레이커스의 포인트가드 문제야 사실 하루 이틀 얘기는 아니긴 했는데요, 그런데 트라이앵글 오펜스를 사용하던 필 잭슨 감독이 은퇴하면서 올시즌엔 포인트가드들이 수비뿐만 아니라 공격에서까지 속을 썩이고 있습니다. 레이커스는 올시즌도 데릭 피셔와 스티브 블레이크로 포인트가드 진을 구성했는데요, 둘 모두 수비에서 기본적으로 문제가 있는 선수들인데다가 공격에서 그나마 활약해주던 블레이크까지 1월 중순부터 부상으로 결장하면서 포인트가드진 문제가 더욱 심각해졌습니다. 이에 레이커스는 궁여지책으로 다리우스 모리스라는 선수를 콜업해 피셔의 백업을 맡겼지만 모리스는 코트에서 NBA와 D-리그의 수준 차이만 인증해버리며 레이커스 프론트진의 머리를 아프게 했습니다.
뉴욕 닉스는 지난 시즌 중 레이먼드 펠튼이 트레이드되고 천시 빌럽스가 그 자리를 대체하면서부터 사실 포인트가드 자리가 문제였습니다. 이들은 시즌을 앞두고 타이슨 챈들러 영입을 위해 빌럽스를 사면 룰로 방출하면서 포인트가드진이 30개 구단 중 가장 약한 팀이 되어버렸습니다. 시즌 초반 주전 포인트가드로 출전한 토니 더글라스는 경기당 야투 시도가 16개가 넘는 엄청난 난사 본능에 30%를 간신히 넘는 야투 성공률로 뉴욕 팬들이 가장 증오하는 선수가 되어버렸고요, 시즌을 앞두고 영입한 마이크 비비는 전성기 기량을 거의 잃어버린 상황인지라 지금은 신인 슈팅가드 이만 슘퍼트가 일단은 주전 포인트가드로 출전하고 있습니다. 포인트가드의 경기 조율을 가장 중요시하는 마이크 댄토니 감독으로서는 정말 답답한 상황이 아닐 수가 없는데요, 일단 뉴욕은 시즌 직전 영입한 배런 데이비스의 복귀만을 기다리고 있지만 최근 세 시즌동안 48경기나 결장했고, 특히 지난 시즌엔 24경기를 부상으로 결장한 데이비스가 복귀한다고 해도 뉴욕에 큰 보탬이 될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 ‘누굴 믿고 맡기나···’ 에이스가 필요한 팀들
올시즌 NBA에서 눈에 띄는 특징 중 하나는 바로 슈퍼스타는 없지만 짜임새 있고 탄탄한 선수층을 바탕으로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팀들이 많이 보인다는 것입니다. 동부의 필라델피아와 서부의 유타가 그 대표적인 예인데 반대로 이 두 팀은 가장 중요한 순간 공격을 책임져줄 에이스의 부재로 고심하는 팀들이기도 합니다.
필라델피아는 현재 12승 5패로 동부지구 3위에 위치하며 많은 전문가들을 놀라게 하고 있는데요, 사실 지난 시즌 후반부터 덕 콜린스 감독의 조련을 통해 급격한 성장을 이룬 필라델피아의 올시즌 호성적은 예상되었던 바이긴 합니다. 그러나 주전과 벤치 너나 할 것 없이 고른 활약을 펼치며 승리에 기여하는 필라델피아에게도 힘으로 상대를 눌러버릴 수 있는 특급 에이스 부재에 대한 고민은 있습니다. 안드레 이궈달라는 공수에서 팀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선수이지만 본인이 득점을 하기보다는 희생하는 타입의 선수이고, 가장 폭발력 있는 득점력을 지닌 루이스 윌리엄스는 단신인데다 기복이 있어 클러치 슛을 맡기긴 힘든 선수입니다. 이에 필라델피아는 올시즌으로 2년차에 접어들며 대학 시절의 뛰어난 모습을 서서히 보여주고 있는 유망주 에반 터너에게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유타는 지난 시즌 중 프랜차이즈 스타 데런 윌리엄스를 트레이드하며 사실상 리빌딩에 들어갔는데, 그 효과로 로스터가 눈에 띄게 탄탄해졌습니다. 올시즌 유타는 11인 로테이션을 가용할 정도로 가드진, 포워드, 빅맨진 할 것 없이 두터운 선수층을 자랑하게 됐는데요, 하지만 데런 윌리엄스의 이적으로 생긴 에이스의 부재가 문제입니다. 폴 밀샙, 알 제퍼슨은 공수에서 팀을 책임지고 있는 선수이지만 클러치 슛을 맡길 만한 선수는 아니며, 고든 헤이워드는 아직도 성장해야할 부분이 많은 2년 차 선수에 불과합니다. 윌리엄스를 대신해 클러치 슛을 책임져주길 기대했던 데빈 해리스의 경우 데뷔 후 가장 낮은 야투율(37.1%)을 기록하는 등 부진하고 있어 클러치 슛은커녕 트레이드 블록에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브랜든 로이가 은퇴한 포틀랜드, 믿음직한 클러치 슈터 2명(카멜로 앤써니, J.R. 스미스)을 잃은 덴버 역시 에이스 무재로 고심하는 팀들입니다.
농구는 팀 스포츠이긴 하지만 경기 종료를 앞둔 접전 상황에서는 에이스 1명의 플레이에 크게 의존하는 스포츠이기도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클러치 슛을 책임져줄 수 있는 에이스의 존재는 중요하죠. 필라델피아, 유타, 덴버, 포틀랜드처럼 유기적인 농구를 펼치는 팀들에게도 해당되는 이야기입니다. 과연 이들이 에이스 부재라는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나갈지 궁금해집니다.
# 사진 - NBA 미디어 센트럴, 서정환 기자